노태우 민정당대표위원, 6·29 선언

노태우 민정당대표위원, 직선제 개헌, 김대중 사면·복권 등 8개항의 시국수습을 위한 특별선언을 발표(6·29 선언)

개헌과 민주화를 주장하는 시민과 학생의 집회와 시위가 계속되고, 전국적 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정부와 여당은 난국을 돌파할 새로운 방안을 강구했다. ‘6·29선언’이 바로 그것이었다. ‘6·29선언’은 전두환 대통령과 사전 협의 하에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방식으로 발표되었다.

‘6·29선언’은 8개 항으로 구성되었는데, 주요 내용은 ① 조속한 시일 내 대통령직선제 개헌 실시, ② 대통령 선거법 개정, ③ 김대중 사면·복권과 시국 사범 석방, ④ 국민의 기본적 인권 신장, ⑤ 언론기본법 개정과 언론의 자율성 최대 보장, ⑥ 사회 각 부문의 자치와 자율 보장, ⑦ 정당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 ⑧ 과감한 사회 정화 조치로 정리된다.

①∼⑤항은 야당과 민주화 세력이 계속 요구하던 사항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항들은 오래 전부터 주장되었지만, 실현되지 않은 것이거나 구체성이 없거나 독재 권력이 흔히 주장하는 것이었다. ‘국민대화합 특별선언’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6·29선언’에 대해 국민운동본부와 김영삼·김대중 등은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전두환 대통령은 7월 1일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을 통해 ‘6·29선언’을 지지하며, 후임 대통령에게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에 국민운동본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 명 서


노태우 민정당 대표위원이 제의한 대통령직선제 개헌 등 시국수습 6개 항의 발표를 보고, 우리 국민운동본부는 정부, 여당이 때늦은 감은 있으나 이제라도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하는 바이다.
이는 오로지 민주화를 위하여 온 몸으로 싸워온 전 국민의 위대한 승리로서, 민족사에 길이 빛날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정부, 여당은 시국수습 6개 항의 제안을 말로써만이 아니라 즉각 실천에 옮김으로써 국민에게 진실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구속자 석방, 수배자 해제 등 실천 가능한 사항은 지체함이 없이 즉시 실행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운동본부는 이와 같은 정부, 여당의 시국수습방안의 구체적 실천을 온 국민과 함께 예의주시할 것이다. 이제 민주장정의 첫걸음이 시작되었으며, 국민운동본부는 위대한 민주 승리의 그날까지 국민과 함께 전진할 것이다.
1987. 6. 29.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